베트남 마약 원정의 위험성

 

호치민시에서 소규모 호텔을 운영하는 교민 A씨는 지난 달 20대 한인 투숙객들 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었다.

20대 초중반 젊은이 3명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호텔에 단 하루를 묵었는데, 늦은 밤까지 고성방가를 일삼아 다른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아야 했다. 호텔 주인 A씨는 “이들에게 전화로 경고를 했지만 마치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 날, 이들이 체크아웃 한 후 청소를 위해 객실에 들어간 A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방안 여기저기에는 정체불명의 하얀가루와 담뱃재 등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언뜻 봐도 코카인 같은 마약을 투약한 흔적이 분명했다. A씨는 투숙객들의 여권정보를 모두 갖고 있었지만 귀찮아질까봐 차마 공안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베한타임즈는 지난 4월 23일자 신문에 호치민시에서 마약을 구입해 한국에서 이를 유통하다 구속된 한 남성의 사건을 보도한바 있다. 취재 과정 중 만난 한 마약 유통책은 기자에게 “호치민시 벤탄시장 부근에서 다양한 종류의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북부 산악지역의 마약조직이 단속되면서 조직 일부가 남부지역으로 이동, 호치민시를 새로운 마약 유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과거 미국이나 중남미 등에서 힘들게 마약을 구했던 유통책들은 베트남에서 마약을 구해 한국으로 운반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걸려도 벌금?’ 베트남으로 마약 원정

한국의 마약 투약자들이 베트남으로 원정을 오는 경우도 덩달아 늘고 있다. 마약 구입이 손쉽고, 단순 투약의 경우는 베트남에서 적발되더라도 처벌 수위가 높지 않고 기껏해야 벌금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호치민시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베트남법상 마약을 제조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는 베트남인, 외국인을 떠나 엄벌에 처해질 수 있다. 그에 비해 마약을 복용하다 적발된 경우는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호치민시 인민검찰원은 마약 제조 및 유통 혐의를 받고 있는 베트남인 주범에게 사형을 구형한바 있다. 이밖에 마약거래를 한 공범에게도 종신형을 구형하는 등 마약 퇴치에 적극적이다. 호치민시는 아예 ‘마약과의 전쟁’까지 선포해 놓았다. 최근까지 베트남 클럽 등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던 이산화질소 풍선(일명 해피벌룬)은 하노이에서 아예 금지되는 등 환각물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단순 마약 투약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많은 한국의 마약범들이 최근 베트남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속인주의를 따르고 있다. 한국 국적인이 베트남에서 마약 범죄에 연루되면, 귀국 후 한국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만약 호텔 주인 A씨가 마약을 한 투숙객을 한국 경찰에 신고한다면 이들의 처벌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호치민 한국 총영사관의 이희석 경찰영사는 “해외 원정 도박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마약을 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절차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벌 수위를 떠나,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베트남에서 마약을 구입해 투약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이거나, 마약 거래 중 현지 범죄조직에 연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호치민시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두번 꼴로 마약에 중독된 한국인들이 영사관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일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출처 : 베한타임즈(http://www.vietha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