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항에서 황당했던 경험

오래전에 제가 베트남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업무 일정을 다 마치고 마지막 날 저녁에 고생한 파트너들과 서로 격려하며 식사 겸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저는 약간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지사에서 내준 차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보딩 패스를 받으려 항공사 카운터에 갔더니 이게 웬걸 아무리 찾아도 바지 뒷주머니에 있어야 할 지갑이 없는 겁니다. 지갑 안에 비행기 티켓도 고이 접어 넣어놨었는데 통째로 어디로 흘러버린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술기운에 차 안에서 잠이 들었었는데, 아마도 그때 바지 뒷주머니에서 빠졌던 것 같았습니다.

급하게 지사 직원에게 연락하여 차 뒷좌석 귀퉁이에서 제 지갑을 찾았습니다. 현금, 신용카드와 함께 비행기표도 지갑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고요. 제 지갑에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을 보니 다행히 지사의 운전사가 착한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당시는 전자 티켓도 아니어서 지사에서 공항으로 티켓을 가져다준다 해도 시간이 맞지 않았고, 지갑도 포기할 수가 없어서 저는 타려 했던 비행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회사에는 귀국 일정 연기에 대해 변명을 하느라 여간 난처하지 않았고, 술이 문제라고 마누라에게는 국제전화로 욕을 바가지로 먹고 말았습니다.

그 후 저에게는 두 가지 원칙이 새로 생겼습니다. 첫째, 절대로 지갑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지 않는다. 둘째, 해외출장에서 귀국하는 날에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끔찍했던 기억은 한 번으로 족하거든요.

[출처] 베트남 공항에서 황당했던 경험|작성자 바보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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