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동남아로 ‘가자’…진출 잇따라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증권업계가 동남아시아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동남아 점포는 베트남 7개, 인도네시아 6개, 태국 1개, 캄보디아 1개 등 15개다.

국내 은행들이 최근 몇년 간 적극적인 동남아 행보를 보이면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 총 57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많은 수준이 아니며, 전체 해외점포 비중도 적은 편이다.

증권업계는 상대적으로 중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미국과 같은 투자은행 중심지 위주로 진출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증권업계가 동남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현지의 중위권 수준 증권사인 ‘단빡 증권’을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5천만명, 국내총생산(GDP) 세계 16위권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거시경제 성장에 비하면 주식 계좌수가 70만여개에 불과해 향후 성장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상위를 다수 차지하는 등 외국계 증권사에 우호적인 환경이어서 국내 증권사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는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에는 베트남 증권사 EPS를 인수해 현지 증권사 중 톱10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에 앞서 KB증권은 지난 10월 베트남의 매리타임증권을 인수했으며, 인도네시아와 태국 진출도 검토중이다.

동남아 공략 성과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마킨타 증권을 인수한 뒤,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했는데,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는 지난 20일 현지 2위 아이스크림 제조어베인 캄피나의 기업공개(IPO)를 성사시켰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증시 상장기업인 부바의 2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베트남 법인 설립을 코앞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베트남투자공사 자회사인 SCIC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과 공동으로 베트남 현지 자산운용사인 틴팟(Tin Phat) 지분을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10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미래에셋운용이 인도 법인을 제외하면 동남아에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인도 현지에서 펀드를 2조원 가까이 판매하는 등 호성적을 거뒀다.

2006년 국내 주식시장에 ‘베트남 펀드’가 떠오르면서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베트남 투자가 붐을 이뤘으나, 이후 금융위기를 맞아 동남아 시장이 크게 위축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동남아 시장은 구조개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정치적 안정 등을 바탕으로 양호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동남아 증시는 최근 몇년 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주요 동남아 국가들이 적극적인 경제 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어 내년에도 활황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장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미국이나 홍콩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 격전지에 비해 한국 업체들이 파고 들 여지가 있는 ‘틈새시장’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