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리스크 분산’ 가속도…동남아·유럽·북미로 눈길 돌려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국내 유통 기업들이 중국을 넘어 신시장 찾기에 나서고 있다. 첫번째 공략지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에 데인 기업들이 해외 사업 다각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에 집중하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 등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은 중국 내 매장 철수를 통해 피해를 최소하 시키는 동시에 신흥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계도 중국 시장에 의존하기보다는 매출 구조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 맏형격인 롯데가 중국 마트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자 국내 유통사의 해외사업 무게 추가 동남아시아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의 규모와 성장잠재력 모두 중국을 웃돌 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2000년 이후 평균 6% 중반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역시 5%대 성장률을 보이는 등 시장이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인구 수 세계 3위, 경제규모 세계 6위로 내수시장의 규모도 크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인 액센추어는 2020년에는 동남아시아 소비시장이 2조3000억달러(약 2611조1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는 이미 오는 2020년까지 33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롯데몰 하노이는 7만3000㎡부지에 연면적 20만여㎡로 지어지며 쇼핑몰과 백화점·마트·영화관이 들어서게 된다. 이와 함께 롯데는 호찌민시가 베트남의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총 2조원을 투입해 2021년까지 ‘에코 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기업인 살림그룹과 합작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결합한 ‘옴니채널’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역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주도로 동남아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이마트는 호찌민시 2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먼저 문을 연 고밥점 작년 매출은 419억원으로 목표 대비 120% 수준을 달성했고, 지난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마트는 베트남을 라오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진출할 교두보로 삼을 예정이다. 화장품업계는 북미 시장 진출도 노크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86년 LA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미국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온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시장 다변화 요구에 발맞춰 중국 외 시장에 대한 진출 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색조 제품 브랜드가 주류를 이루는 미국시장에서 기초 제품 브랜드를 바탕으로 진출 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과거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들 위주로 제품이 판매되던 상황에서 탈피해 현지인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 9월엔 뉴욕 현지에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157.9㎡ 면적에 2층 규모로 마련된 매장에서는 150여종 이상의 미국시장 전용 상품과 900여종에 달하는 이니스프리 제품이 판매되며 현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라네즈 브랜드를 미국 내 마트에 론칭하는 데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세포라(전문점)에 입점하는 성과도 거뒀다. 식음료업계 중 사드보복의 피해가 컸던 오리온도 중국에 의존하던 글로벌 전략에서 탈피해 러시아와 베트남 등 이른바 유라시아 벨트 구축을 본격화 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미 가능성을 확인한 러시아와 베트남의 성공을 발판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등 인근 동남아시아 지역과 몽골,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9일엔 러시아 뜨베리주와 투자협정을 체결하고 2020년까지 3년간 총 8130만달러(한화 약 880억원)를 투자해 신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이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을 줄인다기보다 또 다른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동남아와 북미, 유럽시장까지 확대를 꾀하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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