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공장 매달 1개꼴 준공…사드 역풍없는 베트남 ‘제2 생산기지’로

◆ 매경 베트남포럼 D-2 / ‘포스트 아시아 호랑이’ 베트남을 가다 ① ◆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롯데센터 하노이’ 앞을 베트남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곳에는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뿐 아니라 상당수의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하노이 = 이충우 기자]

지난 2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에 있는 대표 관광지인 호안키엠 호수 인근. 주말을 맞아 호수 인근에서는 각종 공연과 축제가 한창이었다. 이를 구경하기 위한 수많은 인파 속에는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눈에 많이 띄었다. 호안키엠 호수 인근 거리는 지난해 10월부터 ‘걷는 거리’로 탈바꿈하며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주말 밤에는 2만명에 육박하는 인파가 몰릴 정도다.

낮 시간대 3000~5000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숫자다.

1986년 시장경제 체제를 수용한 베트남은 이후 세계 질서에 편입하고 시장을 개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늘면서 베트남은 신흥시장으로 각광받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선두 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기업 ‘존스 랑 라살’이 발표하는 ‘세계 역동적 도시’ 순위에 따르면 베트남의 호찌민과 하노이는 올해 각각 2위와 8위에 선정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상위 10위 안에 베트남 도시가 하나도 없었다. 하노이 시내 곳곳에서 대형 빌딩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것도 연 6%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베트남 역동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2014년 준공돼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초고층(65층) ‘롯데센터 하노이’ 바로 옆에는 현재 ‘빈홈 메트로폴리스’ 주상복합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근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응우옌반킷 씨(46)는 “최근 베트남 경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자동차도 크게 늘어났다”며 “2년 전만 해도 아파트 주차장에 여유 공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저녁 8~9시만 되면 주차할 곳을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베트남 경제 역동성의 주축이 한국이라는 점이다. 198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이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은 총 558억2600만달러로 일본과 싱가포르 등을 제치고 1위 투자국으로 자리 잡았다. 높은 잠재성장률과 적극적인 해외 기업 유치 노력 등에 힘입어 한국 기업에서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Post-China)’의 선두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베트남 투자기업인 삼성전자 한 곳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양국 간 교역 규모는 2006년 49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51억2500만달러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1~9월까지 수출 354억2200달러, 수입 118억달러로 총 교역 규모 472억2200만달러를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를 뛰어넘었다. 베트남에 있어서 한국은 4위 수출국이자 2위 수입국이다. 총 교역 규모를 봐도 중국에 이어 한국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에도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 교역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준영 KOTRA 하노이무역관 부관장은 “지난 9월 하노이에서 한화테크윈 항공부품공장 기공식, 지난달에는 빈푹성에서 우주전자 준공식 등이 있었다”며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만 한 달에 한 번꼴로 한국 공장 준공식이 있을 정도로 투자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투자 1위국 위상은 취업시장과 교육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노이에서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팜호아마이 씨(34)는 “한국어 학사학위가 있으면 초봉이 월 500~600달러에 달한다”며 “300~400달러 정도 받는 영어나 일본어 전공자보다 급여가 대략 두 배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주요 대학 몇 곳에만 있었던 한국어학과가 불과 10년 새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베트남에 대한 한국 투자는 주로 저임금 중심 노동집약적 비즈니스가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비즈니스 투자와 협력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쯔엉호아빈 베트남 수석부총리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베트남은 2020년까지 현대화된 산업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하이테크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시아태평양본부장은 “베트남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소재와 부품산업 육성이 필수인데 이 분야가 매우 취약하다”며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기술 이전과 함께 인재 양성에 도움을 주면 두 나라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노이 특별취재팀= 김명수 산업부장(팀장) / 장용승 차장 / 고재만 차장 / 우제윤 기자 / 임영신 기자 / 김강래 기자 / 조성호 기자 / 박창영 기자 /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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