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베트남 사로잡은 ‘코리아 넘버1 참이슬’

업체 홍보= 참이슬
5일 오후 7시 베트남 하노이 동다거리에 있는 샤브샤브 전문점 ‘러우판’.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손님들로 식당이 꽉 차 있다. 테이블마다 뿜어내는 샤브샤브 열기에 에어컨은 무용지물이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줄줄 흐르는 땀을 식혀준 것은 시원한 소주 한 잔. 얼음이 가득 담긴 통에서 시원해진 ‘참이슬’을 꺼내 잔을 채운 사람들은 “못짬뻔짬(원샷)”을 외치며 소주를 들이켰다.

베트남 현지인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통하는 ‘러우판’은 하이트진로가 집중 공략하는 ‘전략 매장’이다. 전담 직원을 상시 배치해 술을 찾는 고객들에게 참이슬을 권한다. 한국 사람들이 삼겹살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소주를 떠올리 듯, 베트남에도 고기구이·국물음식 등과 함께 소주를 곁들이는 식문화를 확산시키려는 작업의 일환이다.

이 곳에서 만난 트랑씨(26)는 “한국 드라마에서 여배우가 국물 음식에 소주 마시는 것을 본 후 따라 마시게 됐다”며 “소주의 깔끔한 맛은 매운음식, 고기와도 잘 어울리는데다, 뒷맛이 달큰해 여자들에게도 부담없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한류 열풍에 힘입어 베트남 주류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참이슬 1병 가격은 8만동(한화 4000원)으로 베트남 보드카 6만동(3000원)보다 비싼데도 잘 팔린다. 숙취를 줄이는 뛰어난 정제술과 깔끔한 맛, 선망의 대상인 한류 이미지까지 더해져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 1등소주, 참이슬’ 마케팅…’진로포차’ 프랜차이즈 연다=하이트진로는 베트남 시장에서 한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1위’, ‘원조’를 좋아하는 베트남 소비자 특성에 맞춰 참이슬이 ‘한국 1위 소주’라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베트남에서 판매하는 참이슬 라벨에 ‘코리아 NO.1(넘버원) 소주’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 주요 식당과 술집에 상주하며 참이슬 제품을 홍보하는 직원들도 ‘한국 1위 소주’라는 멘트를 반복해서 알린다. “한국 넘버원 진로소주, 품질이 좋고 내일 머리도 안 아파요. 한번 드셔보실래요?”

베트남 보건부에 참이슬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넘버원’ 문구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안주현 하이트진로 베트남 법인장은 “통상 2주면 제품 등록이 끝나는데 한국 1위 소주라는 사실을 증명하느라 두 달간 관련 서류를 싸들고 보건부를 오가야 했다”며 “앞으로 어떤 소주업체가 베트남에 들어와도 한국 1위’ 타이틀을 빼앗길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드라마 속 포장마차도 사업 모델로 직접 재현한다. 연내 하노이에 한국식 프랜차이즈 식당 ‘진로 포차’ 1호점을 열어 닭갈비와 부대찌개, 삼겹살 등에 참이슬, 자몽에이슬 등을 내놓고 소주 음용법 알리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2020년까지 베트남 주요 도시 핵심상권에 진로포차를 10개 이상 열 계획이다.

◇베트남 곳곳 사업거점 확대…”보드카보다 소주” 저도주 열풍=하이트진로가 주류유통면허를 취득해 베트남에서 본격 영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부터다.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평균 연령이 28세인 젊은 나라, 한류 열기가 뜨거워 한국 제품에 우호적이라는 시장 환경이 직진출 계기가 됐다.

지난 1년간 하노이를 비롯해 다낭, 호찌민 등 주요 도시에 유통법인을 세웠고 거래처도 14곳으로 늘렸다. 올해 5월 현재 베트남 소주 판매가 전년 대비 150% 성장했다. 올 연말까지는 600만 달러(약 7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베트남 주류시장에서 저도주 트렌드가 확산되는 것도 하이트진로 영업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관심을 갖는 수요가 늘고 독주 대신 저도주를 찾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알코올도수 19.9도인 참이슬은 29.9도인 베트남 보드카에 비해 ‘순한 술’로 분류돼 좋은 술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초까지 40도짜리 제품이 많았던 베트남 보드카 시장이 2010년대 들어 29.9도 제품 중심으로 재편된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현지 1위 보드카 브랜드인 ‘하노이 보드카’가 25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알코올도수를 낮추는 저도주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뱀술, 약술 등 집에서 제조하는 전통주 시장이 축소되는 것도 같은 증류주인 소주 시장엔 호재다. 베트남 홈메이드 전통주 시장 규모는 약 3억리터 정도 되는데 위생에 문제가 많아 정부가 강력 단속하는 분위기다.

안 법인장은 “베트남은 한국과 음식과 문화, 정서가 비슷한 9500만명의 소비자가 몰려있는 기회의 땅”이라며 “음주 가능한 베트남 소비자들이 1년에 소주를 1병씩만 먹어도 5000만병 이상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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