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노르웨이 입양인, 떠날 때도 혼자였다

생모 찾다 김해 고시원서 고독사… 6세 때 입양… 4년 전 돌아와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10시 50분쯤 경남 김해시의 한 고시텔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노르웨이인 얀 소르코크(44)씨였다. 국적과 이름은 먼 나라의 것이었으나 그의 뿌리는 한국이었다. 한국명 채성욱. 33년 전 입양됐던 그는 지난 2013년 친부모를 찾겠다며 입국했다. 그 후 4년, 채씨는 끝내 혈육을 찾지 못하고 고독사했다. 국내엔 그의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었다. 경찰은 7일 “지난 5일 다행히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을 통해 채씨의 양부모와 연락이 닿아 시신을 인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씨는 지난 1980년 여섯 살 때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노르웨이로 입양됐다. 그는 4년 전 입국해 서울 종로구의 입양인보호단체 ‘뿌리의 집’에 잠시 머무르다 경남 김해로 향했다. 입양되기 전 머물렀던 고아원이 있는 곳이다. 채씨는 김해의 월세 26만원, 16.5㎡(5평)짜리 좁은 방에서 홀로 살았다. 친부모를 찾겠다며 서울과 김해를 1년에 수차례 오갔으나 허사였다. 그에 관한 기록은 한국 이름 채성욱과 1974년 1월 18일이라는 여권에 적힌 생년월일뿐이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입양원 홍성원 홍보팀장은 “입양 당시 기록이 거의 없었고 이름과 생년월일도 친부모가 짓고 출생신고를 한 것인지, 고아원에서 짓거나 발견한 날짜인지 확실치 않았다”고 말했다.

채씨는 답답한 마음을 술로 풀었다. 그가 살던 고시텔 관리인은 “외출에서 돌아올 때 대부분 술을 사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음주가 이어지며 건강이 악화됐다. 지난해 4월 말에는 우울증 등으로 서울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 무렵부터 채씨는 바깥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채씨는 지난달21일 김해의 고시텔 침대에 반듯이 누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안의는 채씨가 약 일주일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좁은 방 안에는 마시고 남은 소주와 맥주 빈 병이 가득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채씨의 사인은 간경화와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채씨가 잦은 음주와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채씨의 시신은 이후 김해의 한

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를 치러야 할 가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채씨의 양아버지는 사망했고, 양어머니는 채씨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씨는 평소 주변에 “죽으면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어렵게 찾아낸 현지 유가족은 채씨의 장례를 노르웨이에서 치를지 한국에서 치를지 검토 중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8/20180108001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