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시련과 극복

 

캄보디아 공장 직원의 한계를 넘어서는 또 한 명의 특급 재봉사 찌소완너리 씨와 핼퍼 짠티, 짠투 자매.

옷 허리나 밑단 삼봉은 경력이 많은 재봉사가 하고 보통 시간당 칠팔십 장 하면 잘하는 건데

그녀는 150장을 너끈히 박고, 짠티, 짠투 자매도 남들 두 배 이상 하는 실밥 따기의 달인이다.  

프놈펜에서 시련과 극복

 

평생 옷을 입고 살았지만, 캄보디아 오기 전에 봉제의 ‘봉’ 자도 모르던 글쓴이가 요즈음 관리하던 공장에서 잘 나가던 봉제 라인이 두 번이나 깨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렇다고 글쓴이가 두어 달 발품 팔아 얻어 준 공장을 문 닫게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나를 원하는 이상 다른 일당 직원들을 불러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새로 문 연 공장에서 일주일 만에 재봉사 스물대여섯 명의 쇼트 라인으로 여자 윗옷을 시간당 140장까지 생산했던 라인이 본의 아니게 깨지고, 다른 일당 직원으로 다시 그만큼 끌어올리는데 한 번의 아픔을 더 겪고 지금은 시간당 150에서 160장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팀워크도 다져지고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직원들이 그냥 일당만 챙겨가는 게 아니고, 쳐지는 공정은 본인이 더 노력하거나 서로 도와서 타깃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일당 직원들에게 우선 웃으면서 잘 해주고 타깃 수당이라는 보상으로 재봉사 능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처음 라인 깔 때 며칠 동안은 생산이 나오지 않아 무조건 적자다.

완제품이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할 때 개인 타깃 용지를 재봉틀 옆에 붙여놓는다.

일당 직원들은 대부분 오 년 이상 경력자라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편이다.

그런데 월급제 직영 직원들은 시간만 지나면 월급이 나오기에 대체로 설렁설렁 일하는 편이다.

공정에 따라 다르지만, 예를 들어 타깃을 시간당 80장 주고 용지에 적은 것을 확인하니 우리 일당 직원은 모두 타깃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을 한다.

월급제 직원은 대부분 4~50장을 박는다.

그렇지만 타깃 용지에 매시간 개인 생산량을 적으니 농땡이 부리던 직원들도 곧 타깃에 가깝게 일을 한다.

그 종이 한 장이 무언의 독촉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캄보디아 직원을 무시하거나 야단치지 않고 생산량을 올리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빳빳한 새 지폐 다발을 흔들며 타깃을 더 올려 더 받아 가라고 웃으면서 수당을 나누어준다.

수당을 받는 직원들도 신이 나서 열심히 일하게 되고 생산량은 금방 올라간다.

타깃 달성을 하여 수당이 나가기 시작하면 이제 그 라인은 반쯤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개인과 라인 전체 목표량을 주어 시작하는 타깃 수량은 보통 공장에서 경비와 급료 나가는 본전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봉제 재단물이 손에 익어 타깃 수량이 더 나와야 라인 깔 때 까먹은 것을 만회하고 공장도 남을 수가 있다.

그런 관리가 잘 안 될 때 공장 사장은 고생만 직사게 하고 직원 급료와 기타 경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투자한 돈 차츰 까먹고 쌀 살 돈도 없다는 소리가 나오게 된다.

어느 공장에서나 사랑받는 특급 재봉사 짠다 씨 

 

이런 일당 직원 중에서 탁월한 사람이 있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짠다’라는 예쁘장한 아줌마는 그 작은 몸이 얼마나 날래고 군더더기 없는 손놀림으로, 잘한다는 재봉사가 시간당 오륙십 장 박는 바지 옆 단을 90~100장을 뽑으며 불량도 별로 없고 보기에도 시원하게 일을 잘한다.

그녀의 진가를 확인한 기가 막힌 에피소드가 있다.

한 젊은 남자 재봉사가 기능이 떨어져 옷을 빨리 못 꿰매고 재봉틀이 자꾸 고장 나 그 공정에 옷이 산더미같이 쌓여 앞뒤 공정에서 놀며 한 사흘 생산이 나오지 않았다.

그걸 뚫어주지 못하면 그 라인은 개털이다.

앞쪽에 앉아서 완제품을 꿰매던 짠다 씨를 그 자리에 앉혀봤다.

반나절 만에 막힌 게 뚫리고 앞뒤에서 놀며 일하던 재봉사들이 짠다를 따라가려니 정신을 못 차리게 됐다.

급기야 앞뒤 재봉사들이 머리에 파스를 붙이고 일하다 다음 날 아파서 결근했다.

대체로 영양이 부실한 캄보디아 직원들이 무리하게 일하다 쓰러지는 것은 문제지만, 짠다 같은 직원이 라인 중간에 몇 명이 박혀 일하면서 팀워크를 다지면, 그 라인은 같은 시간 일하고 생산량이 많이 올라가 수당도 많이 받아가고 공장도 득이 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경우이다.

라인 깨져 다시 시작한 공장에서 생산량이 다시 오르고 수당도 매일 받아가니 공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직원들도 눈이 마주치면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공장 사장님과 글쓴이도 라인이 두 번 깨져 캄캄한 절벽 같은 세월을 보내고 이제 공장이 안정을 찾고 적자를 벗어나 하루 기백 불이 남으니 매일 방긋방긋하신다.

같은 미국 오더 옷을 꿰매는 다른 한국 공장에서는 생산량이 절반밖에 나오지 않아 우리 공장에 배우려 견학을 오기도 한다.

그 공장장이 하는 말이 우리 재봉사들 손놀림이 재단물에 딱 붙어 유연하게 움직이고 공장 재봉 소리 또한 다르다나.

우리 공장 사장님은 입을 못 다물고 표정 관리하는 것이 눈에 띈다.

그런데 같은 캄보디아 재봉사들 모아놓고 일하는 건데 관리하기 나름이 아닌가 생각한다.

많은 한국인이 잘못 사는 나라 사람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누구 때문에 먹고사는 것을 잊고, 사람 아래 사람 없고 다 자기 집에서 귀한 자식이고 또 엄마 아빠들인데 그들에게 고함치고 욕하면 보이지 않은 벽이 생기고 생산량에도 결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또 위기를 넘기고 신바람 나게 일하면서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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